[정의]

전북특별자치도 정읍 출신의 개신교 목사.

[가계]

은명기(殷命基)[1921~1996]는 1921년 1월 9일 고부면 고부리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고부감찰 은세창, 아버지는 은시대, 어머니는 강효순이다.

[활동 사항]

은명기는 1923년 아버지가 사망하자, 할아버지 슬하에서 자랐다. 전통적 유교 가문에서 성장하였으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교회에 출석하였다.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어머니를 따라 새벽기도회에 참석하는 등 열심히 교회 활동을 하였다. 가문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반일 정서가 깊었다. 일본인 교사에게 저항하거나, 위안부 모집원을 훼방하기도 하였고, 일제 강점기 고부 면사무소에서 직원으로 일할 때는 내선일체 연설에 항의하다 징용에 끌려갈 뻔한 일도 있었다.

은명기는 인생 문제의 해결책으로 기독교 진리를 탐구하기 위하여 조선신학교[현 한신대학교]에 진학하였다. 1949년 전주 서신교회 전도사로 부임하며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하였으며, 1952년 2월 한국신학대학[현 한신대학교]을 졸업하였다. 1952년 전북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후, 1957년 전주 성광교회 목사, 1960년 전주 남문교회에 취임하여 17년간 목회하였다.

당시 은명기는 전북 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독교 강연 및 신문 기고 등을 통하여 기독교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였다. 1961년 5·16군사정변이 일어나자 긴급조치와 계엄령에도 굴복하지 않고 구국기도회·설교를 통하여 유신 독재를 비판하였다. 1972년 12월 13일,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성직자로는 최초로 구속되었다. 이듬해인 1973년 병보석으로 석방되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1974년 11월 5일 8개 교단 320명 이름으로 조직된 ‘기독교 정의구현 전국성직자단’에 지도위원으로 참여하였다. 1975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을 맡았으며, 1976년에는 전주 남문교회를 떠나 광주 양림교회 제14대 당회장으로 부임하였다.

은명기는 교회의 선교 사명을 강조하면서도 사회정의와 인권 문제에도 깊이 간여하였는데, 1980년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나자 수습위원으로 활동하다 수배되었으며, 1983년 양림교회를 떠나 1984년 전주 임마누엘교회를 개척한 이후에도 지역의 인권과 민주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은명기는 1996년 11월 8일 75세의 나이로 사망하였으며, 시신은 전북대학교 의과대학에 기증되었다.

[묘소]

은명기의 묘소는 광주광역시 북구 민주로 200[운정동 산35] 국립5·18민주묘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