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3011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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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식명칭 | Village Belief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성식 |
[정의]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에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지내는 공동체 신앙 의례.
[개설]
마을 신앙은 마을 공동체 신앙을 말하며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에서는 일반적으로 당산제로 구현된다. 당산제는 마을의 수호신을 대상으로 주민들의 안녕과 풍작을 기원하는 의례이다. 당산제는 주민들의 공동적·공공적 행위여서 집단적이고 주기적이다. 마을 공동체라는 것은 집단의식을 중요시하고, 집단적인 가치를 중시한다. 특히 공동의 노력을 통하여 삶을 영위한다는 측면에서 생태적·지리적·경제사회적·역사문화적 조건을 공유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마을 신앙이 구현되는 당산제는 단순 제례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정읍 지역에서 당산제는 오락적·놀이적 행위가 제사 의식을 전후하여 펼쳐지는 부수적 행위로서 결부되어 있다. 예컨대 풍물굿, 무당굿, 줄다리기, 지신밟기 등이 마을 수호신을 즐겁게 하는 이른바 ‘오신(娛神)’ 행위로서 펼쳐진다.
[마을 신앙의 유형]
마을 신앙은 유형도 다양하다. 1. 당산제 날짜에 따른 고정형·택일형, 2. 당산제의 횟수에 따른 1회형·2회형, 3. 당산신의 수에 따른 단수형·복수형, 4. 형태에 따른 축제형·비의형(秘儀型), 5. 신체에 따른 당집형·수목형·입석형·복합형, 6. 제의의 수행 양상에 따른 풍물형·제사형·무속형·복합형 등으로 구분된다. 정읍 지역 마을 신앙의 경우, 당산제 날짜로는 고정형, 횟수로는 1회형, 당산신으로는 복수형, 형태로는 축제형, 신체로는 수목형·입석형, 수행 양식으로는 풍물형·제사형이 우세하다. 이를테면, 신태인읍 육리는 신당이 당집이었는데 폐지되었다. 옹동면 매정리 내동마을은 당산나무와 함께 당집이 갖춰진 이위형(二位型)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여도 정읍 지역 당산제는 마을마다 꾸준히 유지되고 있었으나, 2023년 현재 몇몇 마을을 제외하면 주민의 고령화, 제의 주체와 풍물패의 부재 등을 이유로 마을 신앙의 지속성이 위태로운 지경이다.
[정읍의 마을 신앙과 줄다리기]
정읍 지역 마을 신앙에서 보이는 특색 가운데 하나가 줄다리기가 함께 진행된다는 점이다. 즉, 오락적 놀이인 줄다리기를 신성한 당산제 제의와 함께함으로써 비로소 축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마을 신앙의 특색이 줄다리기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산외면 정량리 원정량마을의 ‘진치기’처럼 줄다리기를 전후하여 펼쳐지는 줄놀음에 있다는 점이다. 줄다리기는 외견상 남녀로 패를 나눈 경쟁으로 표출되지만, 심층을 보면 줄굿, 줄놀음, 진치기 등 줄과 함께 유희를 즐기는 데에 더 궁극적인 뜻이 있다. 줄은 용줄, 곧 용신의 현신이다. 마을 신앙이 구현되는 성스러운 날, 성스러운 장소에서, 신과 인간이 혼연일체가 되어 난장의 유희를 즐겨야 신도, 인간도 흡족할 수 있다. 이처럼 정읍 지역 마을 신앙의 축제적 형태가 줄다리기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고대 제천의식의 한 단면이 수천 년을 이어 전승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마을 신앙의 핵심, 당산신]
마을 신앙의 핵심은 마을 수호신으로 여기는 당산신이다. 당산신의 구성은 다양하지만 가장 일반적이며 공통적인 구성은 당산할아버지와 당산할머니이다. 백암리 원백암 당산제의 경우 12당산이 마을 수호신으로 존재하지만 이 가운데 제의의 대상은 당산할아버지와 당산할머니이다. 이러한 두 당산이 더 축약되어 당산이 하나만 남을 경우 대개는 당산할머니이다. 영원면 장재리 백양마을의 경우 입석 당산 1기인데 신격이 당산할머니이다. 목욕리 내목 오릿대 당산제의 경우는 짐대[솟대]를 마을 신앙의 대상 신으로 모시고 있는데, 이 산외면 목욕리 내목마을도 과거에는 당산나무 당산제와 짐대제를 각각 수행하였다가 태풍으로 당산나무가 쓰러진 후에는 짐대제만 수행하고 있다.
[마을 신앙 젯날의 특징]
마을 신앙은 해마다 반복적으로 수행되는 일종의 세시풍속으로서, 제사를 지내는 날짜가 거의 고정되어 있다. 정읍 지역의 경우는 음력으로 정월대보름과 이월 초하루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정읍 지역 마을 신앙 젯날의 경우, 음력 2월 초하루가 많은 것도 이채롭다. 농촌에서는 음력 2월 초하루를 이른바 ‘머슴명절’이라고 하고 농사일이 시작되는 날로 간주하여 왔다. 정읍 일대가 평야 지역이다 보니 음력 2월 초하루 당산제가 많은 것이다. 또 음력 2월 당산제는 대체로 여성 중심의 의례라는 특징을 보이지만 정읍 지역에서는 마정리 원오류 단속곳춤 당산제를 제외하고는 여성 중심성이 약화되거나 탈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