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3012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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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천자 뒤풀이」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승연 |
채록 시기/일시 | 1985년 4월 15일 - 「천자풀이」 서보익에게 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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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항 시기/일시 | 1987년 4월 30일 - 「천자풀이」 『한국구비문학대계』5-6에 수록 |
채록지 | 태성리 -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태인면 태성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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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창권역 | 정읍시 -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
성격 | 유희요 |
형식 구분 | 독창 |
박자 구조 | 7·5조 4음보 |
가창자/시연자 | 서보익 |
[정의]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에서 『천자문』에 있는 한자를 노래조로 풀어 부르는 유희요.
[개설]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에서 전승되는 「천자풀이」는 조선 시대의 한자 학습서인 『천자문』의 글자 뜻을 노래로 풀어서 꾸민 유희요이다. 사설은 칠언절구(七言絕句)의 한시와 한문으로 되어 있다. 1,000자 중에서 29글자를 뽑아 각 한자마다 해당 글자에 어울리는 내용으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훈과 음을 붙여 부르는 방식이다. 「천자 뒤풀이」라고도 한다.
「천자풀이」는 사설 내용으로 볼 때 한자의 특징을 해학적으로 풀이하여 부르는 것과, 한시와 한문 고사를 사용하여 풀이한 것 두 종류가 있다. 한시와 한문 고사를 사용하여 풀이한 노래는 주로 전문 소리꾼이나 연희자들이 부르던 것인데, 일반 서민들도 따라 불렀다. 정읍시 태인면 태성리에서 채록된 「천자풀이」는 한시와 한문 고사를 사용하여 풀이하였다. 한시와 한문 고사를 사용하여 풀이한 사설은 전문 소리꾼의 잡가에도 나오고, 판소리와 탈춤의 삽입 가요로도 사용되었다. 판소리 「춘향가」에서 이몽룡이 천자문을 공부하는 대목도 「천자풀이」이다. 「춘향가」의 「천자풀이」에는 맨 마지막에 한자 ‘려(呂)’ 자에 대한 노랫말 “춘향과 날과 단둘이 앉어 법중 여 자로 놀아보자”가 더 있어서 모두 30글자를 노래로 부른다.
[채록/수집 상황]
「천자풀이」는 1985년 4월 15일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 구비 문학 조사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1985년 4월에 박순호, 김윤석, 김선례가 정읍시 태인면 태성리 태성노인회관에서 서보익[남, 76세]에게 채록하였다. 1987년 4월 30일 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 5-6 전라북도 정주시·정읍군 편 2에 수록되었다.
[구성 및 형식]
「천자풀이」는 『천자문』에 실린 한자의 뜻을 글자마다 풀이한 내용을 읊조리듯 독창으로 부른다. ‘하늘 천’부터 ‘법중 률’까지 기본적으로 7·5조 4음보 연속체로 노랫말이 구성되어 있다. “하늘 천(天)-따 지(地)”, “검을 현(玄)-누루 황(黃)”과 같이 두 글자씩 대구를 이룬다. 「춘향가」의 「천자풀이」는 『천자문』 중 ‘하늘 천(天)’부터 ‘법중 려(呂)’까지 총 서른 자를 뽑아서 부른다. 서른 번째 글자인 ‘려(呂)’ 자는 ‘입 구(口)’ 자 둘이 한데 붙어 입을 맞춘다는 뜻인데, 남녀의 애정 표현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내용]
자시에 생천 불언 행사시 유유피창 하늘 천(天)/ 축시에 생지허여 오행을 맡었으니 양생만물 따 지(地)/ 유현미묘 흑정색 북방현무 감을 현(玄)/ 궁상각치우 동서남북 중앙토색 누르 황(黃)/ 천지사방이 멫만리냐 하루광활 집 우(宇)/ 연대국조 흥망성쇠 왕고래금 집 주(宙)/ 우치홍수이 기자추연 홍범구주 넓을 홍(洪)/ 세세군세[제제군생] 수역중에 화급팔황 거칠 황(荒)/ 요순성덕 장할시고 취지여일 날 일(日)/ 억조창생은 격양가 강구연월 달 월(月)/ 오거시서 백가어 적안영상 찰 영(盈)/ 오늘 해는 어처게 되였는고 일중월제[일중즉측]에 기울 측(昃)/ 이십팔수 하도낙서 중성공지 별 진(辰)/ 가련금야숙창가 원앙금침 잘 숙(宿)/ 절대가인은 좋은 풍유 만반진수 벌 렬(列)/ 사창월색삼경야 경경정회에 베풀 장(張)/ 부귀공명이 꿈 밖이라 포의한사 찰 한(寒)/ 인생이 유수같으니 세월이 장차 올 래(來)/ 남방천리 불모지니 춘거하래 더울 서(暑)/ 공부자으 착한 도덕은 수천만년 갈 왕(往)/ 금풍이 소슬허니 낙엽오동에 가을 추(秋)/ 백발이 장차 오게 되면 소년풍도 거둘 수(收)/ 낙목한천 찬바람 백설강산에 겨울 동(冬)/ 오매불망 우리 사랑은 규중심처 감출 장(藏)/ 부용작약 세우 중에 허전석기 불을 윤(閏)/ 이러한 천하미색은 일생을 보아도 남을 여(餘)/ 이 몸이 훨훨 날어가서 천사만사 이룰 성(成)/ 우리가 이렇게 저렇게 노니다가 부지세월은 해 세(歲)/ 아내 박대는 못 하느니라 대전통편에 법중 률(律)
한시나 한문 표현을 풀이하면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시에 하늘이 열리니 아직 네 계절이 구별 없고 한없이 멀고 푸른 하늘 천/ 축시에 땅이 생겨 오행을 맡았으니 세상의 모든 것을 키우는 땅 지/ 알기 어려울 만큼 이치가 아득하고 오묘한 순흑색 북방의 신 현무 감을 현/ 궁상각치우 다섯 음계 동서남북 중앙을 나타내는 흙색 누르 황/ 사방천지가 몇 만 리냐 크고 넓은 누각 집 우/ 대를 이어온 나라의 시조 흥망성쇠 예로부터 지금까지 이르는 집 주/ 우가 9년간 홍수를 다스린 일 기자가 주나라로 가서 홍범구주를 상세히 설명해 바친 넓을 홍/ 많고도 성한 모든 생물 잘 다스려진 가운데 임금의 덕이 팔방의 넓은 세상에 미친다 거칠 황/ 요임금의 훌륭한 덕 장하구나 해처럼 빨리 지나는구나 날 일/ 수많은 백성은 풍년 노래 사방으로 통하는 번화한 거리의 태평한 모습 달 월/ 다섯 수레에 실을 만큼 많은 책과 여러 학자들의 말을 담은 책들이 책상 위에 쌓이고 찰 영/ 오늘 해는 어떻게 되었는고 해도 정오가 지나면 기우는구나 기울 측/ 하늘의 별자리 이십팔수, 황하에서 나온 하도와 낙수에서 나온 낙서 뭇별들이 북극성을 떠받드네 별 진/ 오늘밤 창부의 집에서 묵게 되니 애달프구나 원앙을 수놓은 이불과 베개 잘 숙/ 세상에 가장 뛰어난 미인 좋은 풍류 상 위에 가득 차린 맛난 음식 벌릴 렬/ 깊은 밤 얇은 비단을 바른 창 사이로 들어오는 달빛 그윽하고 그리운 회포 베풀 장/ 부귀와 공명이 꿈 밖이라 베옷 입은 가난한 선비 찰 한/ 인생이 물과 같이 흐르니 세월이 장차 올 래/ 남쪽으로 천리나 떨어진 불모의 땅 봄이 가고 여름이 오니 더울 서/ 공자의 착한 도덕은 수천만 년 갈 왕/ 가을 바람이 으스스하고 쓸쓸하니 오동나무 낙엽지네 가을 추/ 백발이 장차 오게되면 소년의 풍채도 거둘 수/ 나뭇잎 다 떨어진 추운 겨울 찬 바람에 흰 눈으로 뒤덮인 강산 겨울 동/ 자나깨나 잊지 못하는 우리 사랑은 여인이 거처하는 깊숙한 곳에 감출 장/ 연꽃과 작약은 가는 비 가운데 허전석기 불을 윤/ 이러한 천하의 아름다운 모습은 일생을 보아도 남을 여/ 이 몸이 훨훨 날어가서 모든 일을 이룰 성/ 우리가 이렇게 저렇게 노니다가 세월 가는 줄 모르고 해 세/ 아내를 박대는 못 하느니라 대전통편에 법중 률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천자문』은 조선 시대 한문 초급 입문서로 널리 알려져 있어서 한자와 한문 교양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에게나 친숙한 책이었다. 19세기 말 근대적 교육이 도입되기 전 서당에서 성행한 한자 해독 교육은 「천자풀이」 전승의 바탕이 되었다.
[현황]
『천자문』은 대부분의 서당에서 가장 널리 활용한 한문 입문서였다. 「천자풀이」는 서당에서 한문 공부가 성행하던 근래까지 전국적으로 많이 불린 노래이다. 19세기 말 근대적 교육이 도입되면서 옛날 형태의 서당 교육은 쇠퇴하였지만 서당 교육의 영향을 받은 세대들에 의하여 전승되었다. 그러나 한문 교육이 쇠퇴한 오늘날에는 전승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의의와 평가]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인 우리나라에서 천자문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천자문』은 일반 서민의 문자 교양을 확대시켰고, 문자 독해를 넘어서 세계와 인생을 이해하는 철학적 이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천자풀이」는 『천자문』의 교양적 가치를 노래로 표현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