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숲 이전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301193
영어공식명칭 Village Groves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성식

[정의]

전북특별자치도 정읍 지역 마을에서 특별한 목적으로 조성한 숲.

[개설]

마을 숲은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의 자연마을에서 민간신앙, 풍수지리, 유교문화, 경관, 재해 방비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하여 주민들이 인공적으로 조성·보호·유지하여 온 숲을 일컫는다. 마을 숲은 정읍 지역 마을의 역사, 문화, 신앙 등을 바탕으로 조성되었으며 마을의 공간 구조나 주민들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성을 가진다. 마을 숲은 야산의 숲과는 달리 단일 수종으로 구성되거나 단층림(單層林)인 경우가 많다.

마을 숲의 형성 배경을 보면 고대부터 전승되어 온 토착 신앙이라든지, 뿌리 깊은 인문지리적 사고로 발전되어 온 풍수 사상, 조선 시대 사회를 통제하고 지배하는 정치적 이념이었던 유교 문화, 그 밖에도 재해로부터 마을을 보호하려는 실용적 기능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정읍 지역의 마을 숲은 어떠한지 사례를 통하여 형성 배경과 실상을 살펴보자.

[비보풍수]

정읍 지역의 마을 숲은 대개 비보풍수의 목적으로 조성된 것이다. 이를테면 이평면 평령리 평령마을, 이평면 청량리 궁월마을, 신태인읍 육리는 평평한 들판 한가운데 나지막한 언덕을 등지고 형성된 마을인데, 이러한 마을들은 공통적으로 풍수상 지세가 산을 뒤에 두고 있지 않는 취약함을 지녔다. 이런 취약함을 극복하고자 우리 선조들은 비보풍수(裨補風水)의 목적으로 인공적으로 산이나 작은 언덕을 만들고 마을 숲을 조성하였다.

비보풍수 목적의 마을 숲 중 대표적인 예로 산외면 오공리 공동마을에 있는 정읍 김명관 고택(井邑 金命寬 古宅)[국가민속유산]을 들 수 있다. 마을이 처한 형세가 지네를 닮았는데, 오공리의 오공(五公)은 지네를 뜻하는 오공(蜈蚣)을 달리 표기한 것이라 한다. 마을 뒤쪽에 있는 청하산도 지네산이라 불릴 만큼 지네를 닮았다 한다. 풍수지리로 볼 때 지네형 집터는 길한 곳으로 여겨지는데, 지네는 다리가 많아 자손이 번성하고 재화를 많이 모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그런데 정읍 김명관 고택 근처에는 독계봉(獨鷄峰)과 화견산(火見山)이 있어, 집 둘레에 나무를 심어 독계봉과 화견산이 보이지 않게 하고 숲을 만들어 습지에서 지네가 안심하고 살게 하였다고 한다. 닭[鷄]과 불[火]은 지네의 천적이기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정읍 김명관 고택 집터의 꾸밈은 전적으로 비보풍수에 따른 것이라 하겠다.

칠보면 무성리 원촌마을의 경우는 동쪽으로 동진강 너머 보이는 산에서 내뿜는 화기(火氣)를 제압하고자 왕버드나무 마을 숲 근처에 짐대[솟대] 여러 기를 세웠다고 한다. 원촌마을은 유교적 전통 마을로서 서원과 사우가 다수 존재한다. 현재 태산선비문화사료관 동쪽에 마을 숲이 조성되어 있다.

[수구막이숲]

비보풍수의 관점이 적용된 마을 숲 중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수구막이숲이다. 수구막이숲은 지형상 마을 전면으로 하천이 흘러가거나, 산줄기로 감싸고 있는 마을 앞쪽이 허전하게 트여 마을이 노출되는 경우, 개방된 마을 앞쪽을 은폐하려는 장치의 인공 마을 숲이다. 이를테면 산외면 정량리 원정마을, 북면 마정리 월천, 옹동면 산성리 삼리마을, 태인면 오봉리 천오마을, 고부면 만화리의 마을 숲이 대표적이다. 삼리마을과 천오마을은 삼면이 산이나 언덕으로 둘러싸였는데 앞쪽의 수구(水口)만 열려 있어 이 방향에 가로로 길게 숲을 조성하여 수구막이숲이 되었다. 특히 삼리마을은 수구막이숲 외에도 마을을 성곽처럼 감싸게 만드는 효과의 마을 숲이 별도로 있다. 삼리마을은 동남쪽으로 뻗어 내린 산줄기가 천연의 성을 연상시킨다. 그래서 반대편인 서북쪽에 긴 토성을 쌓고 조릿대로 숲을 조성하였다. 마을 중앙에서 바라보면 마을이 둥글게 숲으로 둘러싸인 모습이 보인다.

북면 마정리 월천마을, 북면 마정리 원오류마을, 태인면 오봉리 청석마을, 옹동면 매정리 정동마을, 고부면 만화리도 앞쪽에 길게 띠를 이루며 수구막이 마을 숲이 조성된 마을이다. 이 가운데 만화리는 마을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겨울바람을 막아 내는 방풍림이자 비보풍수 목적의 마을 숲이다. 현재도 20여 그루의 숲이 유지되고 있다. 원오류마을의 경우에는 동남쪽으로 칠보면 백암리 원백암마을이 있는데, 원백암마을 동쪽에 있는 산에 여근곡(女根谷)이 존재한다. 여근곡이 동네에서 보이는 것을 차단하려고 마을 앞 제방을 따라 왕버드나무 마을 숲을 조성하였다고 전한다. 따라서 원오류마을의 마을 숲은 수구막이와 염승림(厭勝林)[불길한 기운이 미치지 못하게 차단하는 마을 숲] 기능을 동시에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제방림]

칠보면 시산리에는 수해 방지, 유속 감소, 방풍 등의 목적으로 제방림(堤坊林)을 조성하였다. 옥정호에서 방류하는 하천 제방을 따라 20여 그루의 노거수가 마을 숲을 이루고 있다. 정우면 대산리에도 물길을 살핀다는 뜻의 ‘물맹이[水望]’이라는 마을 숲이 있어, 홍수 위험이 있으면 정읍천 제방에 있는 마을 숲 당산나무에 올라 물길을 살폈다고 한다. 산외면 동곡리 원동곡마을, 옹동면 상산리 저상마을, 태인면 오봉리 청석마을은 입구에 마을 숲이 조성되어 있다. 저상마을 마을 숲에는 돌탑이 있고, 청석마을 마을 숲에는 장승이 서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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