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 음식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301129
한자 歲時 飮食
영어공식명칭 Festive Food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영숙

[정의]

전북특별자치도 정읍 지역에서 시절과 절기에 맞추어 먹는 음식.

[개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예부터 기후·계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농경 위주의 생활을 영위하였고, 이에 따라 풍작을 기원하고 감사하는 의례를 치렀다. 이러한 주기적이고 관습적인 의례는 농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세시풍속의 발달을 가져왔으니, 세시풍속은 곧 농경의례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가 계승하고 있는 세시풍속은 대부분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기록되어 있으며 전국적으로 거의 비슷하면서도 지역별로 각각의 사회·문화적인 특징을 띠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지역의 세시풍속은 동부 산악, 서부 평야, 해안 지역에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나는데, 1년 가운데 음력 1월인 정월에 속한 것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북특별자치도 정읍 지역에서는 월별로 행하여진 세시풍속이 정읍 지역만의 고유한 식문화를 형성하여 왔음을 알 수 있는데, 세시풍속에는 시간 주기에 따른 의례나 놀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철 음식도 함께 따르기 때문이다.

[1월 - 설날(정초 차례)]

음력으로 1월 1일인 설날은 정읍 지역에서 가장 큰 명절로 여겨진다. 설날 아침이면 집마다 음식을 마련하여 차례를 지내는데, 차례를 지내는 조상의 범위는 4대조까지이다. 일반적으로 차례 상에 올리는 제물은 떡국, 떡, 탕, 식혜, 산적 등이다. 정읍의 차례상은 집마다 차이가 있으나 통상적인 차례 상과 비슷하다.

[2월 - 콩볶기]

정읍에서는 이월 초하루에 콩을 볶아 먹는 풍습이 있다. 큰 가마솥에 콩을 넣고 보리를 약간 섞어서 한 되[약 1.8ℓ]를 볶는데, 주걱으로 콩을 저어 가면서 볶는다. 콩을 볶고 나서 다시 계량하였을 때 한 되가 되면 그해에 풍년이 들어 가을 수확이 많다고 하며, 한 되가 되지 못하면 흉년이 들어 수확이 적어진다고 한다.

[3월 - 삼짇날]

삼짇날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날이다. 이때는 진달래꽃 화전과 화면을 만들어 먹는다. 화면은 녹두 가루를 반죽하여 익히고 나서 가늘게 썰어 꿀물에 잣을 넣어 만드는데, 진달래꽃을 따다가 녹두 가루와 반죽하여서 만들기도 한다. 정읍 지역에서는 화면을 별미 중의 별미로 손꼽는다.

[4월 - 초파일]

초파일은 부처님오신날을 이른다. 불자들은 절을 찾아가 재를 올리고 등을 달고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다. 이때는 느티나무에 새싹이 나오기 때문에 느티나무의 연한 잎을 따다가 멥쌀가루와 섞어 찐 설기떡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정읍 지역에서는 내장사를 비롯한 많은 절에서 봉축법요식과 진행하면서 음식을 나눠 먹는다.

[5월 - 단오]

단오는 오월 초닷새로 수릿날이라고 하며, 단오차례를 지내고 모시 등의 옷감으로 옷을 만들어 입기도 한다. 단오에는 수리취떡과 앵두화채를 먹었다. 과거에는 찔레꽃으로 단오떡을 하여 먹었다고 한다.

[6월 - 유두, 삼복]

음력 유월 보름날인 유두는 안 좋은 일을 털어 버리고자 불제제(祓除祭)를 지내며 음식을 먹었던 날이다. 유두 때는 머리를 감고 참외, 수박 등의 과일을 따며, 국수와 떡을 만들어 사당에 올리고 제사를 지냈다. 유두에 만들어 먹는 음식으로는 유두면, 수단, 건단, 연병 등이 있다.

양력으로는 7월, 음력으로는 유월부터 드는 삼복은 초복, 중복, 말복이다. 이때에는 복중에 더위를 피하여 술과 반찬을 마련하여 산과 하천을 찾아 하루를 즐기는데, 복중 음식으로는 보신탕과 삼계탕이 있다. 정읍에서도 복날에 그해의 더위를 물리치려는 뜻의 ‘복달임’으로 삼계탕을 즐겨 먹으며 쌍화탕을 곁들이기도 한다.

[7월 - 칠석]

칠석은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이다. 정읍 지역은 칠석날 가정에서 수명장수를 기원하며 국수를 만들어 먹는 풍속이 전하고 있다. 특히 신정동 정해마을에서는 ‘부부나무’로 불리는 마을 수호신 앞에서 마을 주민들이 마을의 번영과 가정의 화목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며 음식을 나누어 먹었으며, 진산동 진산마을에서는 시암제[샘제]를 올리고 마을 사람들끼리 음식을 나누고 마을과 가정의 안녕을 기도하였다.

[8월- 추석]

8월 대보름인 추석이 되면 정읍 지역에서는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차례를 지낸다. 추석에는 햇곡식으로 지은 햇밥과 송편, 밤, 대추, 곶감, 배, 감, 고사리, 시금치, 말린 도라지, 콩나물, 뭇국, 배추전 등으로 제사를 지내며 제사가 끝나면 이웃과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고 성묘를 간다.

[9월 - 중구절]

중구절[중양절]은 음력 9월 9일로 9자가 두 번 겹친다 하여 중구라 하며 명절로 삼았다. 중구는 추석 때 가을 햇곡을 거두지 못하여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지 못한 가정에서 제사를 지내는 날이다. 이날은 각 가정마다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단자를 만들어 먹거나 국화의 꽃잎을 따서 국화전을 지져 먹고, 술에 국화를 넣어서 국화주를 담아 먹기도 한다.

정읍에서는 중구절 무렵이 되면 정읍 구절초 지방정원에서 정읍 구절초 꽃축제를 하는 등 구절초를 활용한 음식 등을 먹는다. 구절초의 약효가 중양절에 가장 좋아 중양절에 꺾어서 약으로 쓴다고 하여 ‘구절초’라고 한다는 이름 유래도 전하고 있다.

[10월 - 시제]

시월은 상달이라고 하여 햇곡식을 신에게 드리기에 가장 좋은 달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정읍에서는 음력으로 10월 15일을 전후하여 시제를 지내고 재수굿을 하며, 붉은 시루떡을 쪄서 집 안에 깃들어 있는 가신에게 올리는 고사를 지내기도 한다. 성주단지, 용단지 등 가신 단지 안의 쌀을 갈아 주면서, 단지의 쌀로 밥을 지어 집안 식구끼리 먹는다. 용계동에 있는 징언(澄彦) 김준(金浚)[1582~1627]의 종가에서는 시제를 지낼 때 내림 음식인 조기와 고사리를 넣어 탕을 끓인 조기탕, 조기젓갈 등을 먹었다고 한다.

[11월 - 동지]

동짓날에 먹는 음식으로 대표적인 것이 동지팥죽이다. 정읍에서는 동짓날이 되면 먼저 사당에 팥죽을 올리고 방, 마루, 대청, 광에도 한 그릇씩 떠다 놓고 대문이나 벽에는 숟가락으로 뿌렸는데, 이러한 풍속은 팥죽이 집 안의 액을 막고 잡귀를 쫓아 준다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12월 - 납일]

납일은 동지 뒤에 오는 셋째 미일(未日)을 가리키는데, 이날은 한 해 동안 무사히 지낼 수 있게 도움을 준 천지 만물의 신령과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제사를 지내는 날이다. 정읍에서는 주로 멥쌀가루를 시루에 찌고 쳐서 팥소를 넣고 골무 모양의 떡을 만들어 먹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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